[국방칼럼] 화랑전우 11년 후 만남행사를 전역문화 변화의 계기로

이재필님 | 2014.11.11 09:19 | 조회 1729

지난 11월 11일 11시 11분 11초에 홍천실내체육관에서는 11년 전에 육군 제11사단에서 동고동락했던 화랑부대 전우들이 다시 모이는 행사가 열렸다. 11년 전 장병들이 자발적으로 재회 약속을 하고 회비를 모금한 후에 각자 전역 후 부대를 떠났었고, 일부 부사관을 제외하고 모든 장교와 부사관 역시 타부대로 전출을 갔거나 전역하여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바쁜 일상에서 11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다시 모이는 만남행사를 한 것이다.

더욱이 행사비용 6000여만 원을 11년 전에 병사는 5천 원씩 그리고 간부는 1~2만 원씩 거출하여 11년 후를 대비했다는 데서 화랑사단 전우들의 깊은 전우애와 애대심의 진정성을 되새겨 볼 수 있다. 그것은 11년 후 재회의 날에 후배 장병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후배사랑의 마음이었다고 한다. 더욱이 부대발전기금과 선물까지 챙겨서 감동을 남겼다는 것은 전역문화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과거부터 군대는 전역 후에 “그쪽 방향으로는 무엇도 안 본다”는 악담(惡談)이 있는데 이번 화랑전우 11년 후 만남행사는 이것을 뒤집는 일대 변화의 시작으로 승화해야 한다. 국방부는 이번 행사를 일개 사단의 민관군 행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군대에 남긴 속 깊은 메시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정확히 분석해서 새로운 군(軍) 전역문화행사로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첫째, 전역 후에도 다시 만나는 새로운 전역문화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의 전역문화는 복무기간에는 전우애로 동고동락하지만 전역 후에는 군을 다시 찾거나 다시 초청하는 일이 어렵다. 초청행사는 역대 장군지휘관급에 대한 예우차원에서 그들만의 잔치문화로 있을 뿐, 병사들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실컷 고생시키고 내쫓아 버린다’는 식의 ‘머슴문화’의 대상자로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군대로 변화된다.

헌법 제39조 제1항에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여, 군입대가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특별할 게 없다는 보편성에 근거를 두지만 이러한 군복무 제도가 군생활에 악영향으로 작용하는 단초가 되어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상하계급으로 구성된 절대계급구조가 갖는 임무수행상의 인권유린이 군복무 기간이라는 제한된 시간 내 자행되어 왔다는 것이다. 선임자는 군복무 기간에 계급적 우위의 권력을 사용하다가 먼저 전역한다는 시간적으로 유리한 입장에서 하급자인 후임자를 일방적으로 상대하다가 떠나버리는 전역제도의 끝에 무책임한 ‘막장 군대문화’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로가 다시 만나야 하는 기회가 있다면 상하급자 간에 결코 함부로 할 수 없는 ‘인격문화’ ‘인권문화’가 생성될 것이다. 이것이 ‘회자정리(會者定離)의 전역문화’를 전우애와 애대심의 초심(初心)으로 다시 만나는 ‘이자정회(離者定會)의 전역문화’로 변화시켜야 하는 이유가 될 수도 있다.

둘째, 사여단급 이상 부대단위로 전역장병의 소속감을 만드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마슬로우의 인간욕구 5단계에서 제3단계가 소속감과 애정의 욕구이다. 소속감과 애정은 인간이 가지는 가장 중요한 정체성을 함유한다. 이것을 넘어야 제4단계 자기존중도, 제5단계 자아실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청년이 현역으로 군대를 갔다 왔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러운 명예와 긍지라는 것을 국방부는 우선 사여단 중심의 소속감을 통한 새로운 군의 전역문화로 변화시켜 주어야 한다.

군에는 아버지가 근무한 부대로 아들이 원할 경우에 우선 배치해주는 ‘부자 동일부대원 만들기 제도’가 있는데, 이러한 소속감의 군대문화가 대표적인 전역문화의 연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여단 중심의 전역장병 간 애대심과 전우애는 군에 대한 국민적 결연의 새로운 트렌드로 발전하여 사회적 나라사랑의 기풍(氣風)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부대방문 초청행사 예산을 반영하고, 지자체와 협조로 문화축제화 되어야 한다. 인생의 청춘시절에 피와 땀과 눈물을 함께했던 전우들과 병영을 다시 보고 싶은 수구초심(首丘初心)을 군은 이제 보듬어 안아서 부대출신 장병들에게 행복을 주어야 한다. 부대가 불러주기 전에 누구도 전역 후 나온 부대위병소를 다시 들어갈 이유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과연 그것이 국민의 군대라는 우리 군의 진정한 모습일까? 금번 ‘화랑전우 11년 후 만남행사’는 예산의 문제를 자발적인 모금으로 추진했고, 홍천군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였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향후에는 각 사여단 단위로 기본예산을 배정하고 부대창설기념일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여 전역장병 초청행사를 지역문화축제로 발전시킨다면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다시 찾는 군대로 전역문화의 변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이번 화랑전우 11년 후 만남행사가 주는 여러 가지 함의(含意) 중에서 약속을 지킨다는 군대문화의 모범을 보인 점도 돋보인다. 이를 계기로 군의 전역문화가 단순한 전역장병의 재집합이 아니라 현역시절을 상기하면서 삶의 의욕을 제고하고, 제2의 고향 같은 근무지역을 방문하고, 다시 찾는 군에서 전우애와 추억을 찾고 후배장병을 격려하는 국민을 위한 즐기는 전역문화가 되어야 한다. 말로만 군대(軍大)가 아니라 같은 군대학 동문동기로서 인생의 인연이 지속되는 한국식 전역문화를 꽃피우는 계기로 기대를 해본다. 국방부는 시대적 변화의 패러다임을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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